선우항 : 화가의 정원(HORTUS PICTO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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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항
화가의 정원(HORTUS PICTORIS)
인위적이지 않은 색(色)과 형(形)의 조화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근접한 곳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자연을 생각하고, 그때의 감상을 표현해내려는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시금 동행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은 항상 그 색깔과 형태를 바꾸어 가기에, 안목에 흡족한 풍경이 있더라도 그 순간 그곳에 함께 있지 않고는 온전히 알 수가 없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 속에서 작품에 담고 싶은 풍경을 만나는 것은 가슴 벅차오르는 일이다. 형과 색의 조화에 감동했던 기억을 화폭에 담아, 그곳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것은 화가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전시의 모티브가 된 ‘파르나소스(IL PARNASO)’는 라파엘로가 바티칸 교황의 집무실에 남긴 네 개의 벽화 중 한 작품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작 ‘아테네 학당’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예술의 신 아폴론의 성지인 파르나소스 산을 배경으로 한 이 프레스코화는, 아폴론과 칼리오페를 비롯해 예술을 관장하는 아홉 뮤즈와 호머, 사포, 단테 등의 인물들을 통해 예술을 찬미한다. 라파엘로가 남긴 수많은 프레스코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명작으로 꼽히며, 그가 꿈꾸던 무릉도원으로 여겨진다.
이번 전시는 ‘파르나소스’를 오마주한 작업과 함께 작가가 바라보던 화실 밖 정원의 모습을 선보인다. 작가가 만들어낸 공간을 통해 거실에서 창과 정원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선우항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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