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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1931-2023)는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묘법’은 그의 대표 연작으로, 1967년 어린 아들이 붓글씨를 쓰고 지우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으며, 화폭 안에 수없이 그어진 선은 그 자체로 수행이며 치유이다. 낙서를 하듯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고, 한지를 물감에 적셔 화폭에 올리며, 2000년대부터는 강렬한 색감의 묘법 연작이 등장했다.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는 그의 작품관을 통해, 끊임없이 표현의 경계를 확장하고자 한 예술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박서보의 묘법은 화면에 단순한 선과 면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예술이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반복적인 행위가 시간의 층위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 작가의 숨결과 삶의 리듬이 고스란히 스며든다. 이러한 수행적 태도는 서구 추상화와 구별되는 동양적 사유인 정신적, 육체적 수양의 의미를 갖는다. 비워낸 그림을 통해, 보는 사람의 고통과 고뇌를 흡수해 그 사람이 행복해지고 편안해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미술의 역할이다.

 

2019년, 연희동에 박서보재단이 설립되어 그의 작품을 관리하고, 아카이브 구축 및 청년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2024년 제주도에 ‘화가 박서보의 집‘이 개관되었다. “미술관이 마음 속 응어리진 것이 풀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던 작가의 바람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트파크 큐레이터 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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