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지 『Stardust』

2010. 12. 29 - 2011. 01. 21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Introduction

이서지의 STARDUST 연작에 대한 단상

 

한 작가가 평생 자신이 일궈온 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모험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더구나 70세 중반의 나이에 변화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물론 박생광의 경우처럼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예술세계를 꽃피운 작가들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나이가 들면 위축되고 자신의 틀 안에서 안주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고풍스러운 풍속화를 40여 년간 그려 온 풍속화가 이서지의 변신은 그 성공여부를 떠나서 작가로서는 대단한 모험이고, 작가로서의 생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선전포고로 들린다.

 

최근 그가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는 STARDUST 연작은 목수들이 쓰는 먹통을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그는 붓 대신에 먹줄로 무수한 직선을 반복적으로 그어가면서 어떤 유기체적 덩어리의 형태를 만든다. 멀리서 보면, 풍화를 거친 자연의 바위 덩어리를 연상시키지만, 그 안을 자세히 보면 모두 직선들로 이루어졌다. 그는 직선을 집적시켜 비정형의 유기체적 형태를 만듦으로써 직선과 곡선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마치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듯이, 목수가 무심히 먹줄을 긋듯이, 그는 무수히 선을 그어가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 이전의 관심사였던 세속적 이야기를 비워가고 산만한 정신을 정화시킨다. 외부 세계를 재현하고자 하는 집착에서 벗어난 단순한 행위들의 반복이 이어질수록 머릿속의 상념과 잡다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깊은 몰입 속에 오직 선을 긋는 행위만 남게 된다. 이는 과거와 미래를 유영하는 생각을 현재의 감각으로 전환시키는 일종의 종교적 의식(儀式)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명상적 의식을 통해 그는 무위(無爲)의 상태에 도달한다. 무위는 자연의 섭리와 리듬에 몸을 맡김으로써 세속적인 주체의 산란함을 다스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자연의 부분으로 인식하여 자연의 섭리와 흐름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미니멀리즘의 한국적 변형이라 할 수 있는 모노크롬은 이러한 무위의 특성을 드러냈고, 이서지의 회화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성된 결과보다도 그리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의 회화는 하나하나의 선들이 무한히 증식하여 전체를 이루고 그 전체는 다시 하나가 된다. 그럼으로써 부분은 전체가 되고 전체는 다시 부분이 되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인위적인 직선을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무위에 상태에 이르고, 의식적 차원을 숭고한 무의식적 차원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사실의 기록이나 조형적 완성보다는 인격 수양을 위한 도(道)의 수행과정으로서 예술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은 노년에 도달한 인생에 대한 관조적 태도의 반영으로 보인다.

 

최광진(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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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이 서 지 (So-Ji Lee)>

 

1934 청주 출생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편집부기자

2004 과천시 선바위 미술관 설립

 

 

저술

 

2008 「우리 누나」,「장날」(한솔 수북) 발간

2006 「새벽길」발간

2005 「어머니」발간

2001 「사라져가는 세시풍속」,「개똥 참외」(두산 동아) ,

       「정겨운 시절 이야기」발간

1997 이서지 풍속화집 (서문문고 발간)

1993 이서지 풍속화 대형화집 발간

1984 이서지 풍속화집(1,2권 발간)

전시

 

2010 다보성 갤러리 ‘괴 연작’ 초대전

       서울 아트 페어 SOAP 참가

       뉴욕 텐리 미술관 초대전

       뉴욕 아트햄톤 아트 페어 참가

2009 청주대학교 도화원시 초대전

       제주도 성안 미술관 초대전

       서울 랜드 초대 ‘한국 기독교 역사 풍속화전

2008 충무아트홀 신 민화 초대전

       갤러리 상 초대전

2007 이서지의 새로운 그림세계-신 민화 전(선바위 미술관)

       제10회 중국 북경 아트 페어 참가

2006 새벽길-풍속화로 보는 한국 기독교사 展(선바위 미술관)

       이서지-새로운 그림 展(남이섬 안데르센 홀) 초대전

       오늘의 미술가상 수상기념 “이서지 展”

       스페인 展 (PURO ARTE DOSMILSEIS VIGO. ESPANA)

2005 태권도와 효의 만남展(선바위 미술관)

2004 이서지 한국의 사계절展(선바위 미술관)

       이서지 장날展(선바위 미술관)

1997 이서지 풍속화전(농업 박물관)

1991 이서지 암각화전(경희궁 공원)

1989 이서지 부채화전

1987 丹靑의 현대화를 위한 展(백상기념관)

1985 제8회 이서지 풍속화전

1984 한국방송공사 KBS주최 이서지 풍속화전

1981 제7회 이서지 풍속화전(세종문화회관 화랑)

1980 1981년 이서지 풍속화 미국전

1979 제6회 이서지 풍속화전(세종문화회관 화랑)

1978 1979년 이서지 풍속화전 일본전

1977 제5회 이서지 풍속화전(출판회관 화랑)

1976 제4회 이서지 풍속화전(신문회관 화랑)

1974 제3회 이서지 풍속화전(미도파 화랑)

1973 제2회 이서지 풍속화전(조선호텔 그랜드볼룸)

1972 제1회 이서지 풍속화전(신세계 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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