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현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

2010. 01. 07 - 01. 22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Introduction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

 

1970년대 초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행돼 오고 있는 그의 <접합> 연작은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미술 평론가인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Edward Lucie-Smith)는 “같은 경향의 서양의 작품과는 현격히 다른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루시 스미스도 지적하고 있듯이, 캔버스의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방식인 ‘배압법’은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굵고 튼튼하게 짠 사각의 틀에 거친 마대를 팽팽하게 당겨 부착한 다음 뒷면에서 유성 물감을 밀어 넣는 하종현의 제작 방식은 알다시피 한국의 전통 한옥 공법을 닮았다.

 

흰색, 회색, 갈색, 암록색, 암청색, 검정색 등 서로 다른 미묘한 톤의 무채색과 중성색으로 이루어진 하종현의 <접합> 연작은 색에 대한 실험이면서 동시에 물성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행위가 있다. 그의 행위는 비록 캔버스 위에서 미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찍이 구타이(Gutai) 그룹이 진흙탕을 온몸으로 휘젓는 행위를 보여 준 것처럼 캔버스 위의 물감을 휘젓는 원초적 자유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작화 방식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치밀하고 섬세한 측면이 있다. 절제와 계산,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아우르는 세련된 감각, 서체인가 하면 기의 없는 기표들만이 화면 위를 수놓고 있다.

 

근자에 이르러 하종현은 새로운 양식의 실험에 몰두해 있다. 서체적인 스타일의 분방한 행위에서 벗어나 그림의 테투리가 바탕 면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도록 하는 작업이다. 거대한 정방형의 캔버스에 원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연작은 몇 개의 층위를 지니고 있다. 맨 밑은 생 마대천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다음 층은 위층의 물감에서 배어나온 기름이 가장자리에 번져 있다. 그 위에는 뒤에서 배어나온 물감 층이, 다시 맨 위에는 같은 색깔의 두터운 마티에르를 지닌 물감 층이 튀어나와 있다. 물감의 이 적층 방식은 맨 위층에 존재하는 물감에 쇠솔질을 가함으로써, 이 부분에만 일련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조형 어법을 낳고 있다. 쑥색 혹은 짙은 회색으로 이루어진 이 원 작업은 그의 전 작업 과정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근자에 나타나고 있는 작업의 변화는 원초적인 것으로의 환원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원과 사각형이라는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발언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며, 그것은 그의 전 작업 과정을 놓고 볼 때 완성을 향한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일 것이다.

 

윤진섭 l 미술 평론가, 국제 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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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하 종 현 (Chong-Hyun Ha)

 

1935 출생

1959 홍익대학교 미술과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09 대구 석 갤러리 , 대구

       창원 블루닷엠 개관기념 초대전 , 창원

       독일 개인전, 갤러리 Winter, 독일 wiesbaden

2008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4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미술세계화랑, 도쿄, 일본

2003 무디마 미술관, 밀라노, 이탈리아

2002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01 가마쿠라화랑, 도쿄, 일본

2000 정년퇴임 기념전, 서울

       홍익대학교 박물관 기증전, 홍익대학교 박물관, 서울

1999 에스파스 폴 리카르, 파리, 프랑스

1998 가마쿠라화랑, 도쿄,일본

1997 샘터화랑, 서울

1996 비에버 리쉬 갤러리, 룩셈부르크

1995 한림 갤러리,대전

1994 가마쿠라화랑, 도쿄, 일본

       비서만 갤러리, 뮌헨, 독일

1992 나비스 화랑, 서울

       요코하마 현대 미술제,요코하마, 일본

1990 가마쿠라화랑, 도쿄,일본

1985 가마쿠라 화랑,도쿄, 일본

1984 현대화랑, 서울

1979 무라마츠 화랑,도쿄, 일본

1977 공간 화랑,부산

1975 문헌 화랑, 서울

1974 명동 화랑, 서울

1972 깅화랑, 도쿄, 일본

단체전

 

2009 KIAF, 코엑스, 서울

2007 여백에 대한 사색전, 가나아트갤러리, 부산

2005 쾰른국제 아트페어, 쾰른, 독일

KIAF 한국미술 특별전, 서울

2004 한국의 평면회화 어제와 오늘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9 쾰른국제아트페어, 쾰른, 독일

1998 제29회 바젤국제아트페어,바젤, 스위스

1997 NICAF 국제현대미술제,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1996 FIAC 국제아트페어, 파리, 프랑스

그 외 다수

 

주요수상

 

2009 은관 문화 훈장, 대한민국

2007 프랑스 문화 훈장

2000 옥조 근정 훈장, 대한민국

1999 서울시 문화상, 서울 특별시

1995 제 9회 예술 문화대상, 한국문화단체 총연합회

1987 대한민국 문화 예술상, 대한민국

 

주요기관경력

 

2006 서울시 박물관. 미술관 협회 공동 대표

2003-06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2000 홍익대학교 미술학 명예박사

1990-9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1986-89 한국 미술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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